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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기러기
작성일23-06-20 21:08 조회99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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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이언에게 클라이브란 자신의 자리를 마련해준 첫 번째 조 력자이자, 자신을 그저 쓰고 버릴 장기말로 여기는 대척자. 복잡하기 짝이 없는 양가 감정 속에서 라이언은 클라이브를 회유해보려고 노력하지만. [“인간은 변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까, 각하?” 스타실시간 그들은 자칭 ‘캐슬 주민 자유해방군’ , 혹은 반군이라 불 리는 세력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하는 중이었다. “그렇네.” “글쎄요, 혹여 겉모습이나 알맹이가 달라진다 해도.” 라이언을 마주 보는 클라이브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깃들 었다. “그 몸에 흐르는 더러운 피는, 각인된 유전자는 바꿀 수 없는 법이지요.” “···진심으로 그리 여기는가?” 조금은 의미심장한 라이언의 질문에, 중년의 가신은 확고한 태도로 대답했다. “적어도 제 생각은 그러합니다. 그러니 노예 놈들에게 일말 의 빈틈도 보여주지 마십시오.” “···.” “악마를 상대하려면, 악마가 되어야 하는 법이지요.” 반군 세력을 피도 눈물도 없이 짓밟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 장하는 클라이브를 가만히 지켜보다가. ‘···아.’ 라이언은 새삼 깨달았다. 3년의 기간이 끝나면, ‘진짜 백작’이 돌아오고 나면. ‘더러운 피, 라고 했던가.’ ···이자는 단 한순간의 망설임 없이 자신의 심장을 찌르고도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.] 그 후, 라이언은 클라이브를 향한 망설임을 완전히 버린다. 겉으로는 성실한 귀족을 가장하며 뒤로는 점점 더 많은 반군 세력과 손을 잡는다. 그 외에도 여러 귀족 가문, 반제국주의자들 등 다양한 세력 들 사이에서 팽팽한 균형을 유지해가며- ‘마침내 3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.’ 라이언에게 충성을 맹세한 여러 수족 중 하나가 -여전히 난 치병이 완치되지 않은- 진짜 백작을 비밀리에 암살하는 데 성 공하고. 이에 충격을 받은 클라이브가 라이언이 가짜임을 온 사방에 알리려 하지만,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. ···세간에 그는 ‘헛것을 보고 헛소리를 일삼는 마약중독자’로 널리 알려져 버렸으니까. [오랜만에 찾아간 백작의 집무실은 강렬한 향기로 가득했다. 향초의 몽롱한 향기가 코 끝을 간질이는 가운데, 그 사이 희 미하게 섞인 정체불명의 냄새를 클라이브는 알아차리지 못했 다. ‘역시, 모르는군.’ 그리고 그 희미한 냄새의 정체는, 바로 캐슬에서 종종 손으 로 캐곤 했던 ‘시험의 풀’이었다. 라이언은 어느 정도 내성이 있지만,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환각 상태에 빠지는 것. ···그러니까 지금 이 자리는, 일종의 함정이나 다름없는 셈이 었다. “각하, 지금이라도 본인의 입으로 털어놓으시지요.” 그 사이 훅 늙어버린 가신을 보며 라이언은 조소했다. 비할 데 없는 충신처럼 구는 저자가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암살 계획을 세워놨음을 잘 알고 있기에. “털어놓으라니, 무엇을 말인가?” “네?” “자네가 약쟁이라는 것?” “그게 무슨-” “사람들이 과연, 누구의 말을 믿을까?” 스타실시간 띤 채 한 걸음 다가서자, 클라이브가 저도 모르게 물 러선다. “작위를 물려받자마자 골치 아픈 일들을 수없이 해결해낸, 유능하고 성실하며 젊은 백작? 아니면···.” 라이언의 입가가 비틀렸다. “그 백작을 어떻게든 좌지우지해보려고 온갖 말도 안 되는 수를 쓰다가.” 그 말에 고개를 든 클라이브가 젊은 백작의 얼굴을 마주했다. “저의 가문이 몰락하기 직전에 이르자, 자포자기해서 마약에 까지 손을 뻗은 형편없는 늙은이?” “···그런!” “그래, 자네라면 어느 쪽을 믿겠나?” 주먹을 꽉 쥔 클라이브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. “이럴 수는 없어, 내가, 내가! 라이언 너를 키웠단 말이다-!” “클라이브, 자네의 가르침엔 늘 감사하고 있어. 그렇지만···.” 라이언의 아름다운 얼굴에 한순간, 회한의 빛이 스치고 지나 갔다. “그러는 내내 당신은 내 목을 노리고 있었지. 내가 그걸 모를 줄 알았나?” 언제 어디서든. 주인의 명만 있으면 목숨을 끊을 수 있게 심장을 조준한 채 로. “···내가 사자 새끼를 키웠구나.” 한 박자 후에야 클라이브의 입에서 나온 말에, 라이언은 바 람 빠진 웃음소리를 냈다. “그걸 이제야 알았다니 참으로 애석하군.” 그리고 이내. 클라이브의 얼굴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. “자, 잠깐만, 이 냄새는···.” 시험의 풀에서 나는 향기를 너무도 늦게 알아차린 것. “어떻게 너는, 아무렇지도-” “글쎄, 내 몸에 흐르는 고귀한 피 덕분인가 보지. ···그럼, 즐거 운 시간 보내길 바라네.” 그리고 이내, 클라이브는 걷잡을 수 없는 환각 속으로 빠져 들기 시작했다. 기이하게 뒤틀린 얼굴로 극락을 맛보는 중인 그를 흘깃 본 라이언이 명령했다. “끌고 나가.” 그의 부하들에게 사지가 붙잡혀 나가는 와중에도, 중년의 가 신은 무엇을 보는지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···] 그로부터 30분 뒤. 미리 제보를 받은 기자들이 ‘마약에 중독된’ 클라이브의 사 진을 찍고, 이는 온갖 언론의 일면을 장식하기에 이른다. 최초의 조력자이자 최후의 라이벌인 클라이브마저 간단하게 처리된 이후. 라이언은 더는 거칠 것이 없었다. 문득 자신의 손이 피로 젖었다는 느낌을 받지만···. [‘클라이브의 말이 맞았는지도 모르지.’ ···악마에게 맞서려면 나 자신도 악마가 되어야 하는 법이라 고 했던가. 상대가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면 그 또한 칼을 들고 대 항할 수밖에 없다. 쓴웃음을 짓던 그때, 라이언은 문득 비밀 도서관에서의 기억 을 떠올렸다. 성자들과 성녀들의 이야기가 적혀 있던, 낭만적이고도 근사 한 과거의 기록들 또한. 그들이 성스러운 힘으로 사람들을 구하고, 거짓을 설파하던 교단에 맞서 싸워- ‘무지몽매함에 빠져 있던 세계를 구원해낸 지로부터도 어느 덧 오백 년.’ ···그 오백 년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우리의 세계는 이렇게 되 었을까?] 그리고 몇 년 뒤. 이제는 명실상부한 ‘백작’으로 거듭난 라이언은 다시금 자신 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된다. [나는 누구인가. 무엇이 나를 규정하는가. 나의 겉모습? 지위? 아니면··· 언젠가 클라이브가 말했던 대 로 이 몸에 흐르는 피? 하지만 우습게도, 이 몸에 흐르는 피의 절반은 노예가 아니 던가. 그것도 아니라면··· ‘성 요하임께서는 말씀하셨다. 모든 인간은 나면서부터 자신 의 소명을 부여받기 마련이라고.’ 그래, 소명. 무엇을 해내는지가 나를 규정한다면, 나는 기꺼이 나의 소명 을 스스로 결정하겠다.] 그렇게 결심한 라이언은, 이내 이런 결론을 내린다. [오랜 세월 유지돼온 균형을 망가뜨리는 한이 있더라도, 이 비틀어진 질서를 깨부수는 것이 바로 그의 소명이라고. 파이톤 사제가 말했듯 누구에게나 그러한 소명이 있다면. 이 거짓된 구조를 파괴하는 것이야말로, 거짓된 얼굴을 갖고 서 평생토록 살아갈 라이언 자신에게 존재하는- 단 하나의 소명이 될 것이라고.] ···후우. 전율이 느껴지는 장면에 스탠리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꼴 깍 삼켰다. ‘이게 바로, 독서가 주는 진정한 쾌감인 법이지.’ 쉽사리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채, 방금 전의 장면을 다시 한 번 읽어보던 그때. 지잉, 핸드폰이 진동했다. “아하, 드디어 왔구만.” 그것은 다름 아닌, 자신을 아이오와대 정교수로 정식 채용한 다는 공문 메일. ‘아빠, 언제까지 혼자서 지내실 거예요?’ 그의 딸 클라라가 평소 얼마나 성화였던가. 연락할 때마다 온갖 잔소리를 쏟아내던 그 아이가, 이번에 아이오와시티 근처로 직장을 옮겼다는 연락을 해왔다. ‘이번에 아이오와대학에서 채용 공고 떴다면서요.’ 그러니 아버지도 가능하면 아이오와 쪽으로 직장을 옮겨, 자 신과 함께 지내자고 제안해온 것. 그런 연유로 스탠리는 용기를 내 아이오와대학 정교수 채용 공고에 지원했고- “흐흐흐, 해리 놈에게 얼른 연락을 해야겠어···.” 정교수 채용이 확정된 지금, 스탠리는 곧바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. 해럴드 그린의 번호를 검색하는 가운데. ‘클라라에, 해리에 거기다가···.’ 권유진, 그 재미난 학생도 볼 수 있겠구만.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온몸에 활력이 가득해지는 기분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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